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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장애인이 되고 싶어요.”[HIV,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요구하다]
2021-07-16 13:16 207
관리자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복지법상의 등록 장애인이 아님에도, 국립재활원에서 입원 거부를 당한 HIV감염인의 차별을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차별로 판단했다. 그러나 “모든 HIV감염인 및 AIDS환자를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장애인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단서는 한계로 남았다. 

인권위의 판단은 HIV감염과 AIDS확진 그 자체를 장애로 보고 차별을 금지하는 세계적 흐름에 비춰봤을 때, 여전히 보수적이다. HIV감염인은 감염을 이유로 사회적 격리와 분리, 차별을 경험한다. 이러한 차별은 왜 ‘사회적 장애’로 인정될 수 없는가? 비마이너는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과 함께 HIV감염인이 의료를 비롯해 생의 모든 영역에서 경험하는 차별의 맥락을 드러내는 연속기고를 연재한다.  


18년 전의 일이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에 19살의 청년이 찾아왔다. 당시 나는 간사로서 감염인들의 어려움을 듣고,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때 HIV 진단을 받고, 큰 충격에 빠졌던 내담자를 상담실에서 처음 만났다. HIV감염 이후 삶의 전부를 놓아버렸던 그는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거의 성공할 뻔도 했다. 성공할 뻔한 그때, 그는 심한 외상을 입었다. 다량의 수면제 복용으로 무의식 상태에서도 살려고 발버둥을 쳤던 모양이다. 낙상으로 머리와 눈을 심하게 다쳤고 눈의 시력을 거의 상실하게 되었다. 가까스로 ‘산 자’가 되어 상담실을 다시 찾아왔던 그때, 그는 “선생님, 저 장애인이 되고 싶어요”라는 말을 꺼냈고, 그 말은 매우 낯설었다.

“선생님, 장애인이 된다면 더는 HIV에 감염된 나를 자책하지 않으며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살엔 실패했지만요.”